"뱀·귀뚜라미가 왜 올라가"…피자 종주국 이탈리아 '경악'

입력 2023-12-11 07:45   수정 2023-12-11 07:51



이탈리아 최대 농업 단체인 콜디레티(coldiretti)가 식품박람회에서 전 세계에서 수집한 독특한 토핑의 피자를 모은 '공포의 갤러리'를 선보였다.

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콜디레티는 최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진행한 '공포의 갤러리'에 대해 "이탈리아의 국민 피자에 가해진 모욕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피자 토핑으로 파인애플이 올라가는 것에도 분노하며 '모욕'이라고 분노를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포의 갤러리'에는 호주산 캥거루와 악어, 타조 고기, 남아프리카산 얼룩말 고기와 바나나, 인도산 탄두리 요구르트 치킨 토핑 등이 소개됐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귀뚜라미와 대마초를 얹은 피자를 내놨고, 포르투갈은 대구 요리 바칼라우를 얹었다. 네덜란드는 피자와 케밥을 섞은 음식을 선보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피자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토마토 케첩과 체더 치즈를 곁들였다. 요리에서 토마토 케첩을 곁들이는 것 역시 이탈리아인들이 '극혐'하는 포인트 중 하나로 알려졌다.

협회가 꼽은 가장 '경악스러운 피자'는 지난달 홍콩 피자헛의 신메뉴로 공개된 뱀고기 토핑 피자였다. 피자헛은 미국의 피자 체인이지만 홍콩에서 신메뉴로 잘게 자른 뱀고기와 목이버섯, 중국 전통 건조 햄 등을 올리고 토마토소스 대신 전복 소스를 발라 완성한 피자를 선보였다. 토핑은 홍콩과 중국 남부 지방에서 겨울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인 '뱀탕'에 들어가는 재료와 같다.

당시 피자헛 홍콩은 메뉴 개발을 위해 128년간 운영된 뱀고기 전문점인 '서웡펀(蛇王芬)'과 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피자에 대해 콜디레티 측은 "전 세계에서 이탈리아인들을 몸서리치게 할 만큼 다양한 변주를 찾아볼 수 있다"며 이를 '이탈리아 음식'이라 판매하는 '모방식품'이라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모방식품이 광범위하게 판매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콜디레티에 따르면 이탈리아 모방식품 시장은 연간 약 1200억유로(약 170조5000억원)으로, 이탈리아 식품·음료 수출액의 두배 수준이다.

콜디레티 회장 에토레 프란디니는 "피자 레시피의 정통성과 준비의 예술은 우리 전통의 필수적인 부분인 요리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짜 식품이 이탈리아 일자리를 위협하고 미식의 우수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탈리아인의 4분의 1인 해외에서 피자를 먹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이국적인 재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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